안녕하세요, 마포 3대 70년 전통 안중한의원 안병수 원장입니다.

3줄 요약

1) 주사피부염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얼굴의 홍조와 화끈거림이 반복되는 만성 피부질환입니다. 2) 한의원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살펴 한약과 약침 등 개인별 치료를 진행합니다. 3)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를 줄이고 자외선 차단, 충분한 수면, 순한 피부 관리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

얼마 전 저희 한의원에는 주사피부염으로 4개월간 피부과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화끈거림 때문에 식사와 수면조차 힘들어하시던 환자분이 내원하셨습니다. 얼굴에 하루 종일 얼음을 대고 지낼 정도로 증상이 심했던 이 환자분은 한약과 약침 치료를 병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띄게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셨습니다.

이 사례를 지켜보면서, 주사피부염으로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도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주사피부염을 한의학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일반적인 정보로 정리해 공유해드리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반복되는 홍조와 화끈거림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사피부염이란

주사피부염(Rosacea)은 얼굴, 특히 볼과 코, 이마, 턱 부위에 만성적인 발적과 홍조가 반복되는 피부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술을 마시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혹은 온도 변화나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일시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정도로 시작되지만, 방치하거나 관리가 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이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안정 시에도 사라지지 않는 지속적인 붉은기
  • 실핏줄(모세혈관)이 피부 표면에 비쳐 보이는 증상
  • 화끈거림, 따가움, 열감 등의 자각 증상
  • 구진(오돌토돌한 붉은 뾰루지)이나 농포 동반
  • 심한 경우 코 주변 피부가 두꺼워지는 비류(코주부코) 형태로 진행

주사피부염은 원인이 명확히 하나로 특정되지 않고 혈관 조절 기능, 면역 반응, 피부 장벽, 모낭충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피부과 치료를 오래 받아도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 잘 낫지 않고 재발할까요: 한의학적 관점

한의학에서는 주사피부염을 단순히 얼굴 피부 표면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몸 안의 열(熱)이 안면부로 몰려 배출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로 봅니다. 얼굴은 인체에서 가장 혈관이 풍부하고 열이 잘 몰리는 부위이기 때문에, 몸 안쪽의 열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위보다 먼저, 그리고 더 뚜렷하게 증상이 나타납니다.

임상에서는 환자분의 체질과 증상 양상에 따라 대략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폐위열형(肺胃熱型): 맵고 자극적인 음식, 술, 스트레스 등으로 폐와 위에 열이 쌓여 얼굴로 올라오는 유형. 붉은기와 함께 화끈거림이 두드러집니다.
  • 간울화형(肝鬱化型): 스트레스나 긴장이 누적되어 간의 기운이 울체되었다가 화(火)로 바뀌어 안면부로 치받는 유형. 감정 기복이나 스트레스에 따라 증상이 오르내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 음허화왕형(陰虛火旺型): 몸의 진액과 음(陰)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열이 과잉되는 유형. 만성화되고 피부가 건조하면서도 화끈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주사피부염'이라는 진단명이라도 이렇게 원인과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변증(辨證) 없이 겉으로 드러난 붉은기만 가라앉히는 치료로는 재발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한의원에서의 치료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1) 한약 치료: 몸 안의 열을 근본적으로 다스림

한약 치료의 핵심은 안면부로 몰린 열을 전신적인 순환 문제로 보고, 그 열을 풀어주고 배출시켜주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처방들이 변증에 따라 단독 또는 가감하여 활용됩니다.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몸에 쌓인 열과 노폐물을 함께 발산·배출시켜주는 처방으로, 전신적으로 열이 많고 변비나 피부 트러블이 동반된 경우 활용됩니다.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화열(火熱)을 직접적으로 꺼주는 대표적인 청열(淸熱) 처방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화끈거림이 심한 경우에 활용됩니다.

청상방풍탕(淸上防風湯)

상초(얼굴, 상체)에 몰린 열과 염증성 피부 트러블에 주로 활용되는 처방입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된 경우일수록 하나의 처방만 사용하기보다는, 환자분의 증상과 체질에 맞춰 처방을 가감하여 열을 내리는 힘을 높이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2) 약침 치료: 국소 염증과 열감을 직접 다스림

약침 치료는 한약 치료와 마찬가지로 몸 전체의 열감을 다스리는 역할을 합니다. 주사피부염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약침이 활용됩니다.

황련해독탕 약침

한약 처방인 황련해독탕의 청열 효과를 전신에 전달

청열(淸熱) 약침

국소 열감과 발적을 가라앉히는 데 활용

연아약침(PDRN)

회복기 안면 피부 재생 목적으로 시술

증상이 심한 초기에는 매일 또는 주 2회 정도로 집중적인 약침 치료를 진행하고, 이후 호전 양상에 따라 내원 간격을 점차 조정해 나가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3) 함께 고려하는 생활 관리

한약과 약침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관리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맵고 자극적인 음식, 뜨거운 음료, 음주, 카페인 섭취를 줄이기
  •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사용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사우나, 찬바람 등) 노출을 피하기
  •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로 간울화(肝鬱化)를 줄이기
  • 자극적인 화장품이나 과도한 각질 제거를 피해 피부 장벽을 보호하기

마무리

주사피부염은 피부 표면의 문제로만 접근하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기 쉬운 질환입니다. 몸 안의 열이 얼굴로 몰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함께 다스릴 때 보다 안정적인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증상으로 고생하고 계시거나 기존 치료로 호전이 더딘 분이라면, 한의원에서 치료 방향을 상담받아 보시길 권해드립니다.